2024학년도 수능 지구과학 기출 총평 및 변화된 수능 경향 by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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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지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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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잉코 5기 지덕입니다 :) 벌써 2024 수능이 끝났습니다. 이번 수능은 킬러 문제 출제를 지양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더욱 변수가 많았던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도 이번 수능은 물수능일 거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생각보다 어렵게 출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2024 수능에서 지구과학1 과목을 리뷰해보려 합니다. 제가 체감했던 난이도와 총평, 오답률이 가장 높았던 세 문제의 해설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ㅣ지구과학1 수능 등급컷 & 총평

킬러 문항 배제에 따라 변별력을 주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느꼈습니다. 이전에는 신유형이랍시고 새로운 형태의 자료를 제공하여, 자료를 해석하는 것 자체를 어렵게 했던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2024 수능에서는 자료의 형태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옛날 기출에 있는 클래식한 자료(ex. 6, 12, 17번)를 제공하기도 했는데, 선지를 도출하는 과정은 다소 복잡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제는 어렵지 않아도 푸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제가 풀면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15, 18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5번에서는 지구 자전축 경사각, 태양의 남중 고도, 낮의 길이를 한 번에 생각해야 했고, 18번에서는 거리를 비교하여 절대 등급을 도출해야 했는데 꽤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개념 간의 상관관계를 빠르게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아쉽게도 실제로는 제가 느꼈던 난도와 오답률이 정반대로 나왔습니다 ㅜㅜ 제가 풀면서 상대적으로 쉽다고 느꼈던 16, 19, 20번이 오답률 TOP 3 문제였고, 1등급 컷은 원점수 47점으로 매우 높았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1등급 컷이 높아야 44~45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학생들 지구과학 정말 잘하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ㅎㅎ

 

ㅣ오답률 TOP 1 (16번)

16번은 광도 계급(진화 단계)과 질량에 따른 별의 물리량을 비교하는 문제였습니다. 가장 많이 선택한 오답이 1번이었는데, (ㄷ) 선지를 많이 헷갈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ㄱ) 선지부터 살펴보면, (가)가 거성 단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질량이 태양 정도인데 반지름이 태양의 50배로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별이 주계열성에서 거성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중심핵은 계속해서 수축하여 온도가 높아집니다. 따라서 별의 질량과는 상관없이 거성 단계가 주계열성 단계보다 중심핵의 온도가 높습니다.

 

더 쉽게 생각하면, 주계열성에서는 질량이 아무리 커도 헬륨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지만, 거성에서는 질량이 작아도 헬륨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정도로 중심핵의 온도가 높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겠죠!

 

(ㄴ) 선지는 수능특강과 연계되는 선지였습니다.

2024 수능특강

 

해당 문제는 2024 수능특강 단원의 3점 문제입니다. 여기서 A의 경향성만 파악하면 풀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온도는 중심핵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B이며, 자연스레 A는 수소의 함량비(%)가 됩니다. 이때 A는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증가하다가 일정해집니다. 따라서 2024 수능 16번 (ㄴ) 선지에서도 ‘일정하다’가 아닌, ‘증가하다 일정하다’로 보아야 합니다.

 

(ㄷ) 선지는 말장난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여기서 ‘에너지양에 대한 별의 질량’이라고 했는데, 별의 질량을 단위 시간당 방출하는 에너지양으로 나눈 값으로 보아야 합니다.

 

별의 질량이 클수록 에너지 효율이 좋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즉, 별의 질량이 클수록 질량 대비 방출하는 에너지양이 많아진다는 뜻이죠. 따라서 별의 질량이 클수록 단위 시간 동안 방출하는 에너지양에 대한 별의 질량은 작아지므로, 옳은 선지가 됩니다.

 

ㅣ 오답률 TOP 2 (19번)

이 문제는 도플러 효과를 생각하여, 관측 파장의 변화량과 시선 속도를 구하는 문제였습니다. 이런 문제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행성과 중심별의 공전 방향입니다. 행성과 중심별의 위상, 즉 운동하는 양상은 서로 반대로 나타납니다. A일 때 중심별이 접근하고 B일 때 중심별이 후퇴하므로, 행성과 중심별은 시계 방향으로 공전합니다.

 

다음은 각도에 따른 시선 속도를 구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시선 속도를

로 구한다고 설명하는데, 수험 생활 내내 무엇을 의미하는지 헷갈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v는 행성과 중심별의 공전 속도는 시선 방향과 행성이 이루는 각으로 생각하면 헷갈리지 않고 풀 수 있답니다. A, B, C일 때 시선 속도를 비교하면 위 사진에서 표시한 것과 같습니다.

 

다음은 도플러 효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라는 공식을 이용할 차례입니다. 이 공식은 후퇴하는 은하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행성이 운동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답니다. 이를 이용하여 C일 때 관측 파장의 변화량과 ㉠의 범위를 구할 수 있고, 행성과 중심별의 공전 속도도 구할 수 있답니다.

 

ㅣ오답률 TOP3 (20번)

 

이 문제는 고지자기극의 겉보기 운동을 바탕으로 지괴의 운동을 분석하는 문제입니다. 가장 많이 고른 오답은 3번이었는데, (ㄷ) 선지가 조금 생각을 요구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지자기극의 겉보기 이동이 주어졌다면, 지괴와 고지자기극 사이의 거리를 꼭 비교하여야 합니다. 지괴와 고지자기극이 가까울수록 더 고위도에 있고 복각의 절댓값 또한 큽니다. 이를 이용하여 (ㄱ) 선지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ㄴ) 선지부터는 지괴와 고지자기극의 상대적 거리뿐 아니라, 구체적인 지괴의 위도를 구하게 됩니다. 주어진 그림에서 한 줄의 간격이 15°라는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 ㉡일 때 지괴 A, B와 고지자기극의 각거리를 구할 수 있습니다.

 

문제에서 고지자기극은 변하지 않았다고 하였으므로, 고지자기극을 90°N으로 옮기면 당시 지괴의 위도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A와 B는 ㉠ 시기 적도에, ㉡ 시기 30°N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시기까지 고지자기극의 겉보기 이동이 A, B가 같은 것으로 보아, 이 두 지괴는 ㉡ 시기 이후 분리되었다는 것까지 추론할 수 있습니다.

 

그림으로부터 현재 A는 60°N, B는 45°N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시기부터 현재까지 두 지괴는 모두 북반구에 있었으므로, 북반구에서 분리되었습니다. 또한 ㉡ 시기부터 현재까지 지괴가 이동한 각거리를 비교하여, 평균 이동 속도는 A가 B보다 빠른 것 또한 알 수 있습니다.

 

ㅣ마무리

문제 풀이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은 그림에 담았고, 글로는 문제 풀이 방향을 간단히 설명하고자 했는데 전달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들 문제가 오답률은 가장 높았지만, 테크닉을 쓰는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기존 문제와 같이 기본적인 공식만 가지고도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풀 수 있는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틀렸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어요! 의외로 지구과학은 자료 해석만 제대로 한다면, 이후 풀이 과정은 틀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래서 많은 문제를 풀어보고, 특정 유형에 대해 본인만의 풀이 흐름을 만드는 것이 지구과학 고득점에 가장 중요한 공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상으로 2024 수능 지구과학1 리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