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22학번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잉코의 유리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이 교육과정이 첫 해 적용되었던 2021년은 이과 학생들은 수능 수학으로 가형을, 문과 학생들은 수능 수학으로 나형을 응시했던 마지막 시절이었습니다. 현재 수능 수학은 문과 이과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공통 과목(수1, 수2)을 응시하지만, 그 당시 수학 나형은 문과 학생들만 응시하는 과목이었고, 그렇기에 이과 학생들과 겹치는 문제가 다소 적었습니다.
저는 그 교육과정의 첫 해와 이듬해를 보냈는데요, 수학 나형을 응시하던 시절 저는 모의고사를 볼때마다 제가 공들인 노력만큼, 혹은 노력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나왔습니다. 딱히 인강을 듣거나 유명 강사의 n제를 풀어보는 등 수능 수학에 엄청난 노력을 투자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이 나왔기에 이듬해 바뀐 수능 수학도 무리 없이 원하는 성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1등급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초반 9번, 10번 대에서 막혔을 때도 있었고, 시간 내에 다 풀지 못할 때도 많았고, 생전 처음 공식 시험에서 70점대를 맞은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도 이전보다 더욱 노력했고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아 결국 수능 시험에 모든 준킬러, 킬러 문제를 맞을 수 있었습니다.
이전 수능 수학에서는 킬러 문제만이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했다면, 바뀐 수능 수학은 준킬러 문제의 비중이 올라갔고, 킬러의 난이도는 비교적 낮아졌습니다. 문과 학생들에게 1등급의 허들은 이전보다 높아졌지만 만점의 허들은 낮아졌다고 할 수 있겠지요. 다행스러운 건, (제 생각이지만) 문과 학생들이 선택과목으로 많이 고르는 확률과 통계의 난이도는 수학 가형에서 출제되었던 확률과 통계 수준으로 갑자기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확률과 통계를 푸는데 어느 정도 통달했다면, 문과 이과가 통합하여 치르는 과목인 수1과 수2에 이과 학생들만큼(또는 이과 학생들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면, 보다 수월하게 좋은 성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어떻게 고등학교 수학 킬러 문제를 대비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도 이런 이유로 킬러 문제를 수도 없이 틀려왔습니다. 만일 개념을 몰라서 틀렸거나, 개념은 알고 있는데 어떻게 문제에 응용되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면 다시 틀렸던 문제의 개념을 익히면서, 그러한 개념이 적용되는 문제들을 죽 풀어보면서 어떻게 개념이 사용되었는지 살펴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수능 수학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우리가 그동안 배웠던 개념들을 바탕으로 문제를 출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지금껏 본 적 없던 형태로 문제가 나오더라도 겁먹지 말고 최대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개념을 적용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위의 문제를 예로 들자면, 함수 g(x)는 삼차함수와 절댓값을 씌운 삼차함수의 도함수의 곱인 5차함수인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우리는 5차함수를 그리는 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이럴 때 당황하지 말고 자신이 알고 있는, 생각나는 개념들을 최대한 머리 속에서 끄집어 내면서 문제를 접근해야 합니다.
‘최고차항의 계수가 1인 삼차함수 f(x)의 여러 개형을 그리고 시작할까?’, ‘함수 f(x)를 x축 방향으로 3만큼 이동한 함수를 그려볼까?’, ‘절댓값을 씌운 함수의 극한값을 조사해보고 그래프를 그려볼까?’, ‘함수 g(x)를 미분하면 4차함수가 되네, 4차함수 그리는 법을 배웠으니까 미분해서 개형을 조사해볼까?’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문제의 조건을 차근차근 뜯어봅니다. 그렇게 생각한 것들 중에서 다음 조건과 연관 지어 풀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합니다. 킬러 문항 하나에는 여러 개념이 숨어있기 때문에 한 조건에만 몰두하지 말고, 해당 조건도 만족하면서 제시된 다른 조건에도 만족할 수 있는 경우가 무엇일지 생각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여러 케이스 중에서 다른 조건까지 만족하는 케이스를 찾게 될 것이고, 그렇게 하나씩 실마리를 풀어나가면 결국 답에 도달할 것입니다.
수학 모의고사를 볼 때는 꼭 이 말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막히면 바로 넘어가라. 저는 처음부터 객관식-주관식-선택과목 순으로 문제를 푸는 편인데요, 막히거나 어려운 문제들은 바로 넘어갑니다. 그래서 보통 11번~15번, 20번~22번을 넘기고 나머지 문제들을 25~30분 내로 풉니다. 그리고 10분 동안 내가 풀었던 공통과목의 쉬운 문제들과 선택과목의 문제들을 검토합니다. 그러면 최소 80분을 막히거나 어려워서 넘긴 문제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막히면 바로 넘어가라는 이유는 처음에 막혀서 고민하다가 시간을 많이 뺏길 수 있고, 처음 풀 땐 안 보이다가 나중에 다시 차분히 풀 때 비로소 실마리가 보여 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초반 문제에 막히면 자존심이 상해 풀릴 때까지 계속 안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꼭! 그럴 때마다 ‘막히면 바로 넘어가라’는 말을 떠올려 주세요. 여태까지 많은 킬러 문제를 풀어왔는데 수능 당일에 이상한 문제에서 막혀서 시간을 뺏기면 억울하잖아요. 사실 저도 작년 수능 9번에서 풀릴 듯 안 풀릴 듯 막혔었는데 확률과 통계까지 다 풀고 다시 돌아오니까 그제서야 풀렸습니다. 킬러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능 때 저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서 마음 졸이지 않고 차분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수학 열심히 대비하시고 수능 당일 주어진 시간 내에 차분하게 모든 문제를 풀고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공들여 푼 킬러 문제를 맞았을 때 얻는 그 기쁨을 여러분도 누릴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지금까지 잉코 유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