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알차게 보내기 (고등학생 인문계열 도서 추천)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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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능교육  국어영역 실장
@효정

 

안녕하세요. 이제 다음 주면 설입니다. 설 연휴는 3일이지만, 토요일까지 생각하면 총 5일간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단기 목표를 설정하면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과목별로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평소에 읽고 싶었고, 진로활동에 도움이 되는 도서를 찾아 읽어보고 독후감으로 작성하는 것도 좋습니다.

 

오늘은 인문계열 학생들이 설 연휴 동안 읽으면 도움이 되는 책 3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 책들은 여행이나 다른 나라의 문화를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럼 우리도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볼까요?

 

 

열하일기의 제목이 하마터면 북경 일기가 될 뻔했다는 걸 알고 있나요? 『열하일기』는 저자 박지원이 청나라를 방문하여 보고 느낀 점들을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본래 청나라 황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사절단에 끼어 간 여정이었기에 북경에서 황제를 만나야 했지만, 그가 청나라를 방문했던 해에는 더위가 심했기에 북경에서 황제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사절단은 할 수 없이 황제가 피서를 간 열하까지 가게 됩니다.

 

조선에서 열하까지 가는 동안 박지원을 청나라의 신문물에 흠뻑 빠지게 되고 이를 글로서 남기게 됩니다. 당대 사대부들이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조선을 침범한 오랑캐인 청나라를 배척했던 것과 달리 박지원은 청나라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그리고 청나라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열하일기』는 조선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됩니다. 우리는 낯설고 새로운 것을 동경하면서도 배척하려는 양가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박지원의 책을 읽으며 낯선 대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태도를 배우면 어떨까요?

 

 

두 번째 책은 『국화와 칼』입니다. 여러분은 일본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저는 코로나 전에 다녀왔던 도쿄의 거리나 오사카의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떠오릅니다. 이 책은 서양인의 눈에 비친 일본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1945년 일본과 전쟁을 했던 미국에서 일본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쓴 책으로, 책에서는 ‘국화’와 ‘칼’이라는 키워드로 일본의 문화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국화’는 평화를 ‘칼’은 전쟁을 상징합니다. 즉, 일본인들은 극단적인 양면성과 모순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입니다. 다양한 일본의 문화를 단 두 개의 키워드로 풀어냈다는 한계가 있지만, 일본 문화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해 내고 서양 사회에 일본을 알렸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기무를 설명한 부분이었습니다. 기무 즉, 의무란 누군가에게 은혜를 입었을 때 반드시 갚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일본인들이 유독 친절하고 예의 바른 것은 이러한 기무 의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최근 K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본 문화를 ‘국화’와 ‘칼’로 정의한 것처럼 우리나라를 나타내는 키워드에는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여러분들이 즐겨 보는 웹툰이나 웹 소설에서 이세계물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세계물이 인기를 끄는 것은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비로운 체험을 간접적으로나마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화로 접해봤을 『걸리버 여행기』도 넓게 보면 이세계물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거인국이나 소인국에 가기도 하고, 과학기술이 발달한 라퓨타나, 동물이 인간을 부리는 후이늠에 가기도 합니다. 이중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부분은 소인국에 가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걸리버 여행기』의 묘미는 4부에 있습니다. 후이늠이라 불리는 왕국에서는 뛰어난 지능을 지닌 말들이 인간을 ‘야후’라 부르며 지배합니다. 이는 영국이 아일랜드를 식민지처럼 지배하던 세태를 풍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라퓨타는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섬 라퓨타』에서 한 번 더 나타나기도 합니다.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책을 다시 한번 읽으면서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탐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설 연휴 동안 읽으면 좋을만한 책들을 소개해 보았습니다. 세권의 도서 추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5일의 기간 동안 추천해 준 책을 모두 다 읽기는 어렵겠지만 한 권이라도 꼼꼼하게 읽고 자신의 진로와 연결해 보는 활동을 해 보도록 합니다. 2022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성적도 쑥쑥 올라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