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에 도움이 될 인문학 책 추천!
20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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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텔라

 
 
안녕하세요!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잉코 텔라입니다. 이번 칼럼에선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책 3권을 소개 드리려고 합니다:D 제가 실제로 읽고선 수험생활에 도움이 되었던 것들을 골라보았는데, 이 책들을 통해 ‘나’에 대해 알아가면서 공부에 좀 더 열중할 수 있게 되어 좋았어요! 소개드릴 책들은 모두 인문학 분야여서 계열 구분 없이 생기부에도 기재할 수 있을 것이니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_^
 
 

“달을 동경하기에 바빠 발밑에 떨어진 6펜스도 보지 못한 사람”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를 이보다 절묘하게 비유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는 본래 평범한 증권 중개인으로서 누구보다 사회적인 공동체 생활에 딱 들어맞게 행동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트릭랜드는 사회적 지위, 돈, 가족 등 안락한 삶에 필요한 모든 걸 두고 훌쩍 떠나버립니다. 아무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예술에 대한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빈곤한 예술인의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 분명 그가 선택한 길은 가시밭길일 것이 분명했으며 실제로도 그러했습니다. 그러나 예술가로서 가식 없이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한 스트릭랜드를 두고, 책의 서술자인 파리의 소설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자기와는 관계없는 사실들 사이에서 그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만을 찾았다. 우주의 혼을 발견하고 그것을 표현해 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그 그림들에 혼란과 당혹감을 느꼈지만 한편으로 너무나 뚜렷이 드러나 있는 정서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왠지 모르게 나는 스트릭랜드에게 꿈에도 기대하지 않았던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억누를 수 없는 어떤 공감이었다”

 

소설가가 그런 공감을 느낀 건 인간은 억압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구를 갖고 있기에, 마음 한구석으로 스트릭랜드의 삶을 동경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6펜스의 세상(속세)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는 아마 원하는 것보단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 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리고 저를 비롯한 많은 한국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회의감을 느끼는 부분도 바로 ‘왜 공부를 해야 하나’일 테고요. 저는 특히나 한참 입시제도에 회의감을 갖고 대학이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이 책을 접하다 보니, 스트릭랜드의 삶을 동경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저는 마음을 다잡고 이화여대 디자인학부에 현역으로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마땅한 달(목표)이 없는 상황에서, 제가 진정한 저만의 달을 찾아냈을 때 장애물 없이 다가가기 위해선 6펜스의 세상에서의 준비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결론지었거든요. 결과적으로 대학에서의 활동을 통해 점차 제 달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제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어떤 선택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순 없겠지만 여러분이 공부에 관한 회의감을 갖고 있거나 막연한 목표로 인해 지칠 때, 한 템포 쉬어가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해 보았으면 합니다.

 

한 가지 사실을 고백하자면... 달과 6펜스 추천을 마무리하자면, 저는 이 책을 ‘한 학기에 한 권 읽기’라는 학교 과제를 계기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2020년부터 초·중·고 모든 학년에 적용되고 있는 커리큘럼이라고 하니, 학생분 들은 이미 접해보셨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특히 미술을 전공하거나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오랫동안 천천히 읽고 감상문도 쓸 수 있도록 ‘한 학기에 한 권 읽기’ 도서로 추천하고 싶어요! 스트릭랜드의 모티브가 예술가 고갱이기도 하면서, 무엇보다 책 자체가 재미있거든요. 스트릭랜드를 알고 지냈던 파리의 소설가가 서술자인, 즉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되어서 지루하지 않아요. 다만 이 글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선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유의하며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_^

  

  

제목 그대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시기에 찾아 읽은 책입니다. 많은 경험을 한 어른이 깨달은 점들을 옆에서 나긋이 알려주는 느낌이라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마인드 컨트롤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문구들을 중심으로 소개해보겠습니다.

 

"세상에는 오르지 못할 나무가 너무나 많다. 곳곳에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 서 있다. 도전하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오르지 못할 나무와 넘을 수 없는 벽에 매달려 인생을 소모하는 것 역시 어리석다. 모든 나무와 모든 벽을 오르고 넘어서야 행복한 삶, 성공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게 적합한 나무, 노력하면 넘을 수 있고 넘는 게 즐거운 벽을 잘 골라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인생이라는 '너무 짧은 여행'을 후회 없이 즐길 수 있다" p.43

 

인터넷상에서 ‘초등학생 때는 당연히 S대 갈 줄 알았는데, 현실은...’와 같은 류의 한탄을 한 번쯤 접해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실제로 저는 촘촘하게 짜인 대학 서열 한 칸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자괴감을 느끼는 학생들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저 또한 한참 공부만 하던 때엔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 상 지원서를 넣을 수 없을 듯한 학교들에 큰 자격지심을 느꼈었고요.

 

 

그러나 세상엔 위의 문구처럼 정말 수없이 많은 나무가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분께 조언을 드리는 입장에선, 저에게도 따지고 보면 오르지 못한, 그리고 오르지 않은 나무가 정말 많고요. 하지만 그만큼 여러분과 저는 오른 나무와 넘은 벽도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물론 어떤 목표를 정말 달성하고 싶을 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노력을 하고 거리낌 없이 도전해보아야 하고 분명 이룰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문구를 추가로 첨부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 추천을 마무리하겠습니다:D

 

"열정과 재능의 불일치는 회피하기 어려운 삶의 부조리이다. 재능이 있는 일에 열정을 느끼면 제일 좋다. 그러나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기만 하다면, 재능이 조금 부족해도 되는 만큼 하면서 살면 된다. 경쟁은 전쟁이 아니다. 져도 죽지는 않는다. 이겨서 꼭 행복한 것도 아니다. 사람은 저마다 가진 것으로 인생을 산다. 가진 것이 많다고 꼭 행복한 건 아니다. 적게 가져도 행복할 수 있다. 끝없는 경쟁 속에 살아야 하지만, 즐기면서 경쟁에 임하면 이겨도 이기지 못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p.51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변신으로 유명한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중 하나로, 원숭이가 인간을 모방함으로써 인간 사회에 편입하는 과정을 원숭이 스스로 보고서를 제출하여 풀어내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빨간 피터’라 이름 붙여진 이 원숭이는 아프리카 해안을 자유롭게 누비는 원숭이 무리 중 하나의 평범한 개체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는 하겐베크 수렵 원정대에 의해 총상을 입고 그들의 증기선 내부 우리에 갇히고 맙니다. 생전 처음으로 출구가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빨간 피터는 차분한 관찰 끝에 우리 밖 인간들은 아무 방해를 받지 않고 걸어 다닌다는 사실을 파악합니다. 그렇게 침 뱉기, 파이프 담배 피우기, 독주 마시기 등 우리 밖 사람들이 자주 보였던 행동을 차례로 모방하였고, 마침내 사람들 앞에서 인간의 음성을 낼 수 있게 되면서 인간 사회로 뛰어들 수 있었습니다.

 

함부르크에 도착한 뒤엔 스스로를 가차 없이 내몰며 노력한 끝에 매일 저녁 쇼에서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쇼가 끝나면 연희나 학회, 흥겨운 모임에도 참가하고, 집에 돌아온 뒤엔 반쯤 조련된 암컷 침팬지와 밤을 보냅니다. 어찌 됐건 인간을 모방하여 출구를 찾겠다는 목표를 달성한 빨간 피터는 자신이 거쳐 온 진보는 출구로서 생존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보고를 끝마칩니다.

 

앞서 제가 소개한 달과 6펜스에선 인간의 열정과 삶의 의미가 주된 주제였다면, 이 작품을 통해선 사람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는 항상 공부를 하며 생각을 멈추지 않기에 인간의 특징 중 ‘이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인간을 동물과 쉽게 구분 짓고 마는데, 인간을 완벽히 모방하는 원숭이는 인간의 정의에 대해 심한 혼란을 불러옵니다. 이렇게 카프카의 작품은 항상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그것이 인간의 본질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입시에 한정된 좁은 시야가 확장되면서 좀 더 입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작품인 듯해 추천작품으로 가져와보았습니다!

 

이번 칼럼은 소개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다 보니 예상보다 길어지고 말았는데 부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잉코 텔라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름방학이 곧이니 기말고사 파이팅 하시고! 재충전해서 공부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