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못 보내 어떻게 널 보내! 서경별곡 배우기. 2.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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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능교육  국어영역 실장
@효정

안녕하세요. 오늘은 서경별곡, 그 두 번째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은 잘 기억하고 있나요?

화자가 처한 상황이 무엇인지,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정리해 봅시다.

 

그럼 2연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연을 해석하는 키워드는 구슬, 바위, 끈입니다. 문자 그대로 보면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지만, 해당 단어의 상징적 의미를 파악한다면 의미는 어렵지 않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구슬은 임과 나의 사랑을, 바위는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장애물, 끈은 둘 사이의 믿음을 의미합니다. 시어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하며 다시 2연을 해석하면 우리의 사랑은 바위와 같은 장애물을 만나 깨질 수 있으나, 둘 사이의 믿음만은 끊어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2연은 임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의 다짐이라 볼 수 있습니다.
 
2연에서 중요한 점은 시어의 해석에 있지 않습니다. 해당 구절은 고려 가요 「정석가」의 결사에서도 발견됩니다. 같은 구절이 서로 다른 시에서 발견되다니 신기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이 연이 당대 유행하던 노래 가사였기 때문입니다. 고려가요는 구비문학입니다. 구비는 ‘입으로 새긴다.’라는 뜻으로, 구비문학은 발화자에 따라 달라진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우리도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다른 노래 속에 삽입해 흥얼거리는 경우가 있지 않나요? 아마 이 시의 전승자도 당대 유행하던 가사를 자신도 모르게 다른 노래에 삽입한 것이 아닐까 추정됩니다.
 
 
 
그럼 이제 3연을 알아보도록 할까요? 

 
3연에서는 ‘대동강’이 등장합니다. 대동강은 이별의 공간입니다. 지금이야 다리 하나만 건너면 강을 건널 수 있지만 고려 시대만 해도 강을 건너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고 또 걸어서 다른 마을로 가는 일은 고단하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마치 비행기를 타고 유학 간 이성친구와의 재회를 기약할 수 없듯이 대동강을 건너간 임과의 재회도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화자는 여기서 임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나를 두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 발병난다고 하는 것처럼 님에 대한 원망을 할 법도 한데, 화자는 님에 대한 원망을 사공에게 돌립니다. 님이 나를 떠나는 것은 대동강에 배를 내어놓은 사공의 잘못이라 말하며, 너(사공)의 아내가 바람이 났다고 저주까지 퍼붓습니다.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 사공이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사공은 본인의 일을 성실하게 하고 있을 뿐인데 욕을 먹고 있으니까요. 또 한편으로는 화자가 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느껴집니다. 자신을 버리고 떠나는 와중에서도 임을 원망하지 않고 있습니다. 화자가 정말 걱정하는 것은 그 아래 구절에 등장합니다. 화자는 배를 타면 임이 건너편 꽃을 꺾을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건너편 꽃은 다른 여인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건너편 꽃을 꺾는 임의 행동은 다른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3연은 떠나는 임을 향한 불안감과 사공에 대한 원망으로 그 내용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고려가요 「서경별곡」의 내용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화자의 마음에 공감하고 아파했다면 이 시의 절반 이상을 이해한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살펴 볼 고전시가 작품에서 이처럼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화자는 드뭅니다. 상 떠난 임을 그리워하거나 이별의 상황을 체념하고 수용하거나, 이별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듯 소극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다시 한 번 시를 읽고 정리하면서 화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오늘로 고려가요에 대한 설명을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는 다른 갈래에 대한 설명으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