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대부분 무언가에 중독되기 쉽다는 것,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겠죠?

작년 이맘때쯤 수능을 앞뒀던 저에게는 매일 빠짐없이 반복했던 ‘중독된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플래너 작성이었습니다.

원래 저는 성격상 계획을 촘촘하게 세우는 걸 크게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공부할 양을 머릿속으로 대충 정리하고, 떠오르는 대로 문제집을 펼치는 게 제 방식이었죠. 그런데 수능이 가까워지면서 달라졌습니다. 마음이 점점 불안해지다 보니, 불확실한 것들을 눈앞에 정리하고 싶었고, 그 방법으로 플래너를 집착하듯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저만의 수능 루틴이 만들어지기 시작한거죠.

사실 처음에는 예쁘게 꾸며서 누가 봐도 괜찮을 것 같은 플래너를 작성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시간조차 아까워져서 삐뚤빼뚤한 메모에 가까운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날 공부할 분량을 적고, 저녁에 그 칸을 체크하면서 ‘이건 해냈다’는 표시를 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게 마음이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공부 자체보다도 ‘해냈다’는 기록에 의지하면서 하루를 버티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 점점 플래너 작성이 좋은 의미의 중독처럼 제 삶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습관이 저만의 안정적인 수능 루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집착이 저를 옥죄는 듯했습니다. 체크를 못 하면 스스로에게 실망했고, 계획보다 조금이라도 밀리면 하루 전체를 실패로 규정해버렸습니다.

제가 너무 몰두하는 걸 알아챈 건 이지수능교육의 선생님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제 플래너를 보시더니 웃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계획을 세우는 건 좋아. 하지만 플래너가 너를 다그치는 게 아니라, 너를 도와주는 도구가 돼야 해. 조금은 여유를 두고, 수정할 줄도 알아야 해.”

(사진 3) 수정된 플래너

그날 선생님은 저와 대화하시면서 직접 제 플래너에 줄을 긋고, 계획을 반으로 줄여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습니다. ‘내가 해야 할 공부량이 줄어들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고개를 들었죠. 그런데 막상 줄여보니 신기하게도 효율이 더 올랐습니다. 중요한 건 ‘양’이 아니라 ‘지속성’ 이라는 걸 깨달은 겁니다

그게 바로 이지수능교육에서 강조하는 1:1 맞춤 관리의 힘이었습니다. 단순히 공부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저라는 학생의 습관과 성향을 꿰뚫어 보고, 그것에 맞춰 방향을 잡아주신 거죠. 이때부터 제 수능 루틴은 완벽을 추구하는 루틴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루틴으로 바뀌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선생님은 생활 습관에서도 저를 조율해 주셨습니다. 저는 시험이 다가오자 긴장 때문에 밥을 제대로 못 먹는 날이 많았습니다. 때로는 하루 종일 빵 하나만 먹고 버틴 적도 있었고, 반대로 스트레스가 심할 땐 과자와 초콜릿을 한꺼번에 폭식하듯 먹어 치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시험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는 완벽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어. 하지만 중요한 건 에너지 습관이야. 먹고 싶은 게 있다면 오히려 꾸준히 든든하게 챙겨 먹는 게 좋아. 하지만 긴장돼서 아무것도 넘어가지 않는다면 차라리 몸이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양을 최소한 조절해서 먹는 것도 방법이야. 몸이 시험 당일까지 버텨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그 말은 저에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늘 ‘건강식’을 고집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오히려 먹고 싶은 걸 기분 좋게 먹으며 에너지를 채웠습니다. 초콜릿 한 조각,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시험 준비의 동력이 되었고, 플래너와 함께 제 수험 생활의 ‘좋은 중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덕분에 체력도 무너지지 않았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과정이 저의 수능 루틴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플래너 작성과 간단한 먹거리 습관에 ‘중독’되었던 건 단순한 집착이 아니었습니다. 불안한 시기를 버티게 해준 작은 의식이었고, 그 의식을 건강하게 관리해 준 건 결국 이지수능교육의 체계적인 지도와 정성스러운 관리 덕분이었습니다. 단순히 공부법만이 아니라, 생활 전반을 함께 설계해 주신 덕분에 저는 시험 직전까지도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수능 당일 아침, 저는 늘 해왔던 대로 플래너에 마지막으로 “할 수 있다”는 짧은 문구를 적었습니다. 그리고 가방 속에는 선생님이 권해 주신 대로 작은 초콜릿 몇 개를 챙겼습니다. 시험장에서 긴장이 몰려올 때, 그 두 가지는 제게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플래너를 통해 ‘나는 해왔던 대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초콜릿을 통해 ‘나는 지금도 버틸 수 있다’는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중독’은 반드시 나쁜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잃지 않게 붙잡아 주는 작은 루틴이 될 수도 있구나 하고요. 문제는 그 강도가 아니라, 그 중독이 나를 어디로 이끌고 있느냐였어요. 나를 다그치고 불안하게 만드는 중독은 분명 해가 되지만, 나를 지탱하고 안정시켜 주는 중독은 오히려 약이 됩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좋은 중독’ 하나쯤은 필요합니다. 매일의 공부 계획을 확인하는 습관일 수도 있고, 하루 끝에 자신을 칭찬하는 짧은 한마디일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잠깐의 산책, 좋아하는 노래 한 곡, 커피 한 잔이 될 수도 있죠. 그 작은 반복이 결국 하루를 버티게 하고, 불안 대신 리듬을 만들어 줍니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하는 게 아니라, 계속 이어가는 것이에요. 하루를 망쳤다고 느껴도, 내일 다시 그 루틴을 시작하면 됩니다. 조금 흔들리더라도 괜찮아요.

좋은 중독은 여러분을 다그치는 게 아니라,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는 힘이니까요.

그리고 여러분 곁에도 분명 그런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때로는 선생님이, 친구가, 혹은 가족이 여러분의 ‘좋은 중독’을 함께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그들의 한마디, 작은 행동이 여러분의 루틴 속에 스며들어 하루를 견디게 하죠. 수능을 준비하는 동안, 여러분이 만든 그 ‘좋은 중독’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시험이 끝난 뒤에도 그것들은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을 지탱해 줄 거예요. 하루를 다잡는 습관, 자신을 믿는 마음,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힘으로 남게 되겠죠.

그러니 지금 여러분이 어떤 ‘중독’ 속에 있든, 그게 여러분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한다면 괜찮습니다. 불안한 하루 속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고, 그 리듬이 여러분을 끝까지 이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좋은 중독’이 여러분의 내일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예요. 그리고 그걸 응원해 주는 사람들은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