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입생의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공부 장소와 자극 문장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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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미학과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재이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인문계열에 재학 중인 김재희입니다.

저는 오늘 제가 고등학생 때 제 공부를 도와주었던 최고의 공부 장소공부 자극 문장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최고의 공부 장소

 

 

 

 

저는 대입 공부를 하면서 저만큼 꼭 맞는 공부 장소를 못 찾고 방황한 학생은 없을 거로 생각해요.

고1 때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작은 독서실에서 공부를 시작했다가, 고2부터는 본격적으로 방랑을 시작했습니다.

체인 독서실, 카페, 카페형 독서실(ex. 커피랑 도서관), 도서관, 학원 자습실, 학교 야자실, 집...

 

정말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떠돌았고, 그러고 나서야 내가 어떤 장소에서 가장 집중할 수 있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그 답은 바로 집 주변에 있던 카페형 독서실이었습니다. 

 

 

카페형 독서실, 왜?

 

 

 

 

제가 한참을 떠돌다가 카페형 독서실에 정착한 주요한 이유는 세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카페형 독서실에는 대체로 공부에 필요한 거의 모든 물품이나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담요, 충전기, 독서대부터 시작해서 공용 컴퓨터와 프린터기까지,

학교나 카페 등에서 이용하기 힘든 서비스들을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

카페형 독서실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또한, 카페형 독서실에 적당한 수의 또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는 점 또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많은 학생이 공용 공간에서 공부하다가 “혼자 공부하는 것이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라며공부 장소를 집으로 바꾸곤 하는데,

물론 집에서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집중이 잘 될 순 있지만 이내 긴장감이 풀어져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걸 깨달으면 다시 독서실 등을 등록하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는 저도 여러 번 되풀이했던 과정인데,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또래 학생들이 모인 카페형 독서실에 다니기 시작한 것이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답답하지 않으면서 또 너무 한가하지도 않은 인구밀도는 생각보다 집중력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이 기준은 같은 카페형 독서실이라도 지점마다 차이가 존재해, 자신에게 맞는 곳을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이유가 가장 중요한 것인데, 공간의 밀도와 비슷하게 카페형 독서실의 분위기는 저에게 가장 잘 맞았습니다.

초반에는 독서실을 장기간 등록해 다녔는데, 입구부터 빼곡한 규칙과 민원 관련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것이

저에게 압박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특히 그런 규칙에 부담을 갖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독서실 안에서 책 페이지를 넘기거나 재채기를 하는 것마저 눈치를 보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그런 정적과 질서에 신경 쓰다가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비해 카페형 독서실은 보통 독서실에 비해선 생활 소음에 너그러웠고, 노트북을 사용하거나 주전부리를 섭취하는 것도 가능해서

압박감 없이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며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같이 일반 독서실의 지나치게 정적인 분위기에 부담을 갖는 학생이라면,

카페형 독서실을 가장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위와 같은 몇 가지 이유로 고3 5월쯤부터는 온전히 카페형 독서실에 정착했습니다.

카페형 독서실을 다니며 가장 확실히 체감한 효과는 ‘시계를 덜 보게 되는 것’이었고,

그렇게 향상된 집중력으로 공부하니 고3 때 인생 최고의 내신 성적(1.1)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도 서울대 학교 과제나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이제는 단골이 된 그 카페형 독서실을 방문합니다.

 

 

 

면접을 앞둔 5분간 되뇐 문장

 

 

 

 

고3이 된 제가 찾아낸 것 중에는 나에게 맞는 최적의 공부 공간뿐만이 아닌, 용기를 북돋워 주는 문장도 있었습니다.

저는 수시로 서울대를 지망하는 것치고 특출난 생기부를 가지고 있는 학생은 아니었고,

그게 저한텐 늘 콤플렉스였습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보이는 나와 똑같은 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저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화려한 생기부를 가지고 있었고,

따라서 나도 지금이라도 저렇게 대단해 보이는 스펙을 쌓아야 하는 게 아닐까 초조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고민을 거듭하다가 퍼뜩 생각난 것이 “열아홉 살짜리 입시를 치르자”라는 문장이었습니다.

저는 제 콤플렉스 때문에 고3이 되어 생기부를 쓸 때면

늘 ‘더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를 써야 하지 않을까’, ‘더 수준 높아 보이는 탐구를 해야 하지 않을까’,

‘더 화려한 봉사활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등의 유혹으로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저 문장을 마음에 품은 후부터는 생각의 방향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나를 평가하는 대학은 내가 겨우 열아홉 살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렇다면 내 수준을 과장하는 허황한 말로 나를 치장하기보다

열아홉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며 내 진짜 실력을 쌓자고요.

화려한 스펙을 쌓고 그걸 자신의 자산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 비범한 아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니 오히려 초조해 하지 말고 내 쉬운 언어로 내 열아홉 살 경험과 노력을 녹여내자고 다짐했습니다.

실제로 저는 서울대 면접을 보기 위해 대기할 때,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순간까지 이 문장을 곱씹었고,

그 마음을 가지고 면접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제 면접 기록은 이후 학교 선생님들께 진솔하고 명료한,

서울대 교수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면접이었다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이상이 저의 공부 플레이스 추천과, 항상 제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었던 문장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현재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