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공부법] 서울대생은 야자 시간에 뭘 했을까?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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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Easier

안녕하세요 easier입니다.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야간자율학습, 일명 야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그에 맞게 학교 내에 자습을 할 수 있는 교실 외의 공간을 만들어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의 공부 스타일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 야자실이 모두에게 항상 효율적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3년동안 야자실을 언제, 어떻게 사용해서 효과를 얻었는지 소개함으로써 여러분께 조금의 도움이라도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야자가 필수는 아니었지만 약 100시간 가량을 야자실에서 자습한 것을 인증받으면 생활기록부에 기재가 가능했어요. 그리고 학교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인증제 속에 야자 시간 인증도 포함되어 있어서, 어차피 공부할 거 야자실에서 하면 여러모로 일석이조였기 때문에 저는 최대한 대부분의 시간을 야자실에서 공부하는 데 보냈습니다. 야자를 하루 풀로 하면 5시부터 10시까지, 고3 때는 11시까지 할 수 있었어요.

 

야자의 장점

  1. 1. 집에서와 달리 잠을 자도 엎드려서 잠깐씩 자게 되기 때문에 잠이 들어 그 날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일이 적었어요.
  2. 2. 1시간 30분씩 교시를 나누고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지정되어 있었기 떄문에 시간대별로 나누어서 집중력을 환기할 수 있었어요.
  3. 3. 다같이 공부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내가 혹시라도 공부하기 싫을 때 놔버리지 않고 분위기에 힘입어 다시 공부를 하려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야자의 단점

  1. 1. 쉬는 시간이 나의 공부 내용이나 패턴에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공부하고 싶은 상황에도 쉬는 시간 때 시끄러워서 집중이 되지 않아 스트레스 받기도 했었습니다.
  2. 2. 저는 다같이 있는 공간보다는 집이나 독서실처럼 ‘나만의 공간’에서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어서 가끔 제대로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 때도 있었습니다.
  3. 3. 특히 고3때는 한참 예민하고 공부해야하는 책의 양도 많이 늘어났어서 좁고 공용인 야자실 공간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야자실을 적절히 이용하는 법

그래서 제가 터득한 방법은, 야자실을 적절히 이용하되 공간을 적당히 이동하면서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주일 중 2~3일은 야자실을 이용하고, 나머지 요일은 독서실이나 집에서 공부했습니다. 또한 하루 중에 야자실에서 10시까지 공부하고 온 날에는 집에 와서 30분 정도만 쉬고 1시간 30분을 더 공부하고 잤습니다. 그리고 과목의 종류나 공부 방법에 따라 학습 공간을 나누어 정해놓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암기나 개념 이해의 시간보다는 끊임없이 문제풀이가 지속되는 수학의 경우에는 혼자 있는 공간에서 할 경우 금방 지루해지고 집중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야자실에서 했습니다. 반대로 모의고사 실전 연습처럼 내가 정해놓은 시간동안 집중력이 떨어지면 절대 안되는 종류의 공부를 할 때는 되도록 혼자 있는 공간에서 했습니다.

 

야자실에서 공부할 때 유의점

이제 야자실에서 공부할 때의 유의점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야자실에서 공부할 때에는 시작과 끝이 정말 중요합니다. 보통 4시쯤 수업을 끝마치고 한 시간 가량 석식 먹고 휴식한 뒤 5시부터 자습을 시작하게 되는데, 주번같은 별다른 일이 없다면 석식 먹기 전 20분 가량을 짧게라도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바로 석식을 먹고 20분을 아예 쉰 상태로 5시에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놀던 관성이 유지되면서 사실상 5시부터 공부를 시작할 수가 없어요. 진짜 엄청 급하지 않은 이상 '에이 밥도 먹고 졸린데 딱 15분만 자자' 이러다가 5시 40분에 일어나게 되는 마법이 일어나죠. 그런데 밥 먹기 전 수학문제 5~7문제를 풀거나 교과서 몇 장을 봐둔다거나 하면, 밥을 먹고 나서도 ‘아 이건 하던거니까 마저 빨리 끝내버려야겠다’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면서 자연스럽게 밥 먹고 바로 어디로 튀지 않고 야자실로 귀소(?)하게 되는 본능이 생기고 들어와서도 잠을 자기보다 자연스럽게 하던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며칠이 쌓이면 스스로의 공부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학습 자존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야자를 하다가 거의 끝나갈 시간(고 1,2때는 10시)이 되면 한 9시 35분쯤부터 야자실이 술렁거리기 시작합니다. 몇몇은 짐을 싸기도 하고, 이제 휴대폰을 꺼내 다른 사람과 연락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술렁이는 분위기에 절대 휩쓸리지 말기 바랍니다. 하루는 25분이지만 이게 쌓이면 엄청난 효과를 발휘해요. 이 시간 동안에는 머릿속에 뭔가를 입력하는 암기 등은 잘 안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때도 문제풀이를 하면 좋습니다.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전까지 하던 것을 접고 새로운 것을 9시 20분쯤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열중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야자실에서 9시 20분이 되면 풀었던 문제집

 

주변 분위기에 자신이 잘 휩쓸리고 통제가 잘 안된다 하는 분은 자리를 구석진 곳으로 잡는 것도 하나의 해결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부를 효율적으로 잘 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자신에게 잘 맞는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쯤에는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면서 자신에게 어떤 공간이 잘 맞는지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 졸릴 때는 칸막이 없는 공용책상에서 공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칸막이 책상 벽면에 남긴 낙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