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부의 틈새시장, 세특사항
2019.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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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또니

대학에는 가정통신문이 없습니다. 한 달 동안 대학을 다녀보니까 내가 관심 있는 동아리는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는지, 재미있어 보이는 행사에 참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심지어는 시험 일정도, 직접 발로 뛰고 학교 사이트 뒤적이면서 조사해야 챙길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고 싶으면 스스로 해라’, 이런 느낌이죠.

 

따라서 여러분이 대학에 걸맞은 인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생활기록부로 보여주어야 할 것 중 하나는 자립성입니다. 또는 자기주도 학습 능력. ‘나는 수업 시간에 하는 학교 공부로 만족하지 않고 공부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혼자 공부할 수 있어요.’ 라는 것을 호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는 그 중에서 특히 <세부특기 및 특기사항>(이하 세특) 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한 마디로 과목 담당 선생님께 인정받은 자기주도 학습 사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 공부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심화된 학습 역량을 보여줄 수 있죠.

 

세특에는 새롭게 배운 내용, 궁금하거나 헷갈려서 자발적으로 찾아본 것, 지적 호기심을 통해 더 깊게 공부했던 내용, 그러한 과정에서 느낀 점에 대해 쓸 수 있습니다. 학기 말쯤에 과목 선생님께서 세특을 적을 때 참고하기 위해 학생의 의견을 물어보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때 고민하기 시작하면 늦습니다. 평소에 궁금한 것을 공부해보고 이런 경험을 정리해놓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미적분을 배우면서 극한 정의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찝찝하다 느끼고 입실론-델타 논법을 찾아볼 수 있죠. 정보 쪽으로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백준 온라인 저지’ 사이트나 'CodeUp'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문과생의 경우 학교에서 배우는 시장경제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비주류 경제학에 대해 조사해본다거나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아무래도 이런 내용은 수업 외 시간에 개인적으로 공부한 것들이기 때문에 세특으로 쉽게 인정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행평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발표, 조사보고서 작성하기, 탐구하기, 토론하기 등. 특히 원하는 사람만 받아서 발표하도록 하는 ‘자율 참여’ 활동은 세특의 공백을 채워줄 수 있는 ‘필수 참여’ 활동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될 수 있도록 창의성 면에서 노력을 기울이면서 내용 면으로도 부족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가끔 말하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발표, 토론 수행평가에 나서지 않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러면 안 됩니다! 여러 번의 도전을 통해 발표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합니다.

 

수행평가를 하면서 다양한 과목의 활동들을 자신의 목표 전공과 연결짓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너무 억지스러우면 좋지 않겠죠? 다음 내용은 다른 과목과 제 목표 전공이었던 컴퓨터공학을 연결지어 한 수행평가들 요약 내용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학: 나이트의 여행, 그래프이론이라는 주제로 탐구하여 보고서를 작성함.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 나이트의 여행 해답을 구하는 프로그램을 파이썬으로 만듬. * 나이트의 여행은 체스 말을 이용하는 퍼즐이고 그래프이론은 점들과 그 점들을 잇는 변에 대한 수학 이론입니다.

 

확률과 통계: 관련 책을 읽은 뒤 흥미를 가지고 통계학,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연결지어서 발표함.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 인공지능을 분류하여 설명함. 미래에 인공지능을 연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임.

 

국어: ‘인공지능과 로봇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가’를 논제로 토론함.

 

화학: ‘차세대 컴퓨터로 활용될 수 있는 분자컴퓨터’를 주제로 미래에 기대되는 화학기술 조사 보고서를 작성함. DNA 컴퓨터의 원리, 기원에 대해 조사하면서 분자정보학과 차세대 컴퓨터에서 쓰일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해 연구해보겠다고 다짐함. * 분자컴퓨터는 DNA 분자의 화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계산을 수행해냅니다.

 

생명과학: 생체 인식 기술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함. 생체 인식 기술의 보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이 관심 있는 컴퓨터 알고리즘과 관련지어 답변을 함.

 

 

 

마지막으로, 한 가지 활동을 하고 나면 꼭 만든 보고서나 PPT, 없으면 활동에 대한 짧은 요약 글이라도 써서 잘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면접 준비를 하거나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신이 했던 활동이 기억나지 않으면 매우 곤란하겠죠...

 

모두들 자신만의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활동 내용을 세특에 채워 넣음으로써 자기주도 학습 능력과 진정성 그리고 전공적합성까지 보여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