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완전 정복] '공무도하가'로 살펴보는 고대가요의 특징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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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능교육  국어영역 실장
@효정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합니다. 수많은 이별을 경험하지만, 이별 후 찾아오는 공허함과 쓸쓸함, 아픔에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이별의 대상은 매번 달라지고 그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의 결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픔을 곱씹고 되새기며 성장의 발판으로 삼기도 하지요. 오늘 소개할 작품 또한 님과 이별한 슬픔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 원문과 해석을 우선 살펴봅시다.

 

시를 읽고 나서 어떤 감정이 느껴지나요? 화자는 임과 이별의 상황에 처한 여인으로 보입니다. 지금 사랑하는 님은 수심이 깊거나 물살이 강한 강물을 건너려고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처음에 화자는 강물을 건너지 말라고 애원하지만 님은 물을 건너다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여기서 물은 생과 사를 가르는 역할을 합니다. 물 건너의 세계는 저승, 님의 강 건넘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임과 이별한 화자는 ‘가신 임을 어이할꼬’라고 말하며 이별의 상황에 체념합니다.

 

이 시에는 가슴 아픈 설화 하나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곽리자고라 하는 뱃사공이 배를 손질하다가 머리가 하얗게 센 미치광이 사내가 술에 취해 강물을 건너려고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뒤쫓아 온 아내가 그를 말리려 했으나, 미치광이 사내는 죽고 맙니다. 그의 아내는 공후를 타면서 노래를 지어 부르고, 아내도 강물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곽리자고는 자신의 아내인 여옥에게 그 이야기를 합니다. 여옥은 눈물을 흘리며 공후를 끌어안고 그 노래를 부르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슬퍼서 눈물을 흘립니다. 이 노래는 세상에 퍼져 나가게 됩니다.

▲ 공후, 오른쪽은 소공후 (출처: 오마이뉴스)

 

고대가요 중에서 「공무도하가」를 살펴본 이유는 이 시에 흐르는 정서가 다른 시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정지상의 「송인」, 고려가요 중 「가시리」, 김소월의 「진달래꽃」 등으로 그 정서가 연결되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시들을 한 번 찾아서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본 시는 고대가요입니다. 고대가요의 가장 큰 특징은 시와 함께 배경설화가 함께 전해진다는 점입니다. 이 시 뿐만 아니라 「구지가」나 「황조가」의 경우에도 시와 함께 설화가 함께 전해져 내려옵니다. 따라서 고대가요를 공부할 때는 시의 내용 뿐 아니라 배경설화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내신시험에서 배경설화를 묻는 문제가 자주 출제됩니다.

 

여러분 혹시 알고 계신가요? 이 시를 모티프로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만들어졌습니다.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애틋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이 영화를 보며 사랑과 이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