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19학번의 새내기 생활은 어땠을까?
20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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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일어일문학과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이삼

안녕하세요, 이지서포터즈 이삼입니다. 제가 고려대학교에 19학번새내기로 입학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학번 신입생들이 들어오고 있으니 시간이 참 빠르다 싶으면서도 감회가 새롭네요. 오늘은 2019년을 마무리하고 2020년을 맞이하면서, 저의 20살 새내기로서의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저는 1년 동안 학교활동과 학생회, 동아리를 비롯해 연애, 과외 등 많은 것들을 한번에 하면서 1년을 정말 바쁘고 알차게 지내왔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대학교에 들어가면 다들 지나치게 많은 것을 바라지 말고, 딱 두가지만 정해서 하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제가 했던 수많은 활동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몇 가지만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1. 주점과 일일호프 운영

대학생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주점과 일일호프.

주점은 각 과별로 하루동안 주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과별 컨셉을 잡고 안주를 준비해 직접 요리를 하고 판매해 수익을 얻는 활동입니다. 일일호프는 각 과별로 컨셉을 잡고 주점을 운영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주점과 비슷하지만, 학생들끼리 직접 요리를 하고 부스를 설치해 판매를 하는 주점과는 달리 일일호프는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주점을 빌려 그 날 하루 서빙을 하고 요리는 원래 가게에서 맡게 됩니다. 저는 주점의 경우에는 직접 운영위원회를, 일일호프의 경우 서빙 도우미만 맡았는데요. 각 과의 주점이나 일일호프는 대부분 새내기인 1학년이 도맡아 하기 때문에 2학년이 되면 경험할 수 없는, 어찌 보면 인생에 딱 한 번, 새내기로서만 겪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저는 주점운영위원으로서 직접 과의 컨셉에 맞게 안주를 정하고 의상도 맞추고, 과방에서 회의를 거쳐가며 주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었고, 과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일일호프에서는 마법학교 컨셉을 잡았고 저는 홍보팀을 맡게 되어 평소에는 낯을 조금 가리는 성격이었지만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돌리며 홍보하면서 새로운 경험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점과 일일호프 운영위원회가 조금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방에서 평소 친한 사람들과 존댓말을 하며 회의하고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도 나름 새로운 경험이었고 실전에서 직접 서빙을 하고 흑자를 거두었을 땐 그만큼 뿌듯했던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2. 전공수업

 ▲ 팀플 발표를 위해 준비한 자료

고려대학교는 과별로 필수 과목, 졸업 요건 등이 모두 다르지만 제가 속한 일어일문학과의 경우 필수전공도 없고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 저는 1학년 2학기에 4학년을 위한 전공수업을 신청하여 듣게 되었습니다. ‘일본어학 응용연구’라는 수업이었는데요. 처음에는 4학년 전공수업이라는 생각에 조금 막막하기도 하고, 고학번 선배들과 너무 비교될까 봐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수업을 들어보니 조금 어려워도 집중해서 잘 듣고 수업자료를 잘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1학년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수업들은 대체로 너무 기초적이고 쉬운 내용들이어서 1학년 1학기에는 학교를 편하게 다니긴 했지만, 입학하기 전 생각했던 ‘공부’하는 모습은 아닌 것 같아 조금 아쉬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일본어학 응용연구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공부’하는 느낌을 받았고, 스스로 한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발표도 하면서 학술적인 면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배들이 흔히 ‘헬강’이라거나 ‘명강’이라고 하는 강의들을 피해서 편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상관없이 한 번쯤은 그런 강의도 들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과외

저의 일년의 생활 중 거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제 일상생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것이 과외였습니다. 학기초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과외를 해 왔고 제가 결론내린 것은 좋은 과외 학생을 찾으면 정말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갓 대학생이 되었으면서 무슨 과외를 할까 싶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점 때문에 대학생 과외를 찾는 분들이 꽤 많이 계셨습니다.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서 친근한 느낌이 있고, 입시를 치른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쪽에 빠삭하다는 점에서 말이죠.

제가 처음 한 과외는 과외 앱을 통해 구한 초등학생 남자아이의 영어놀이 과외였는데, 아이가 정말 말을 너무 안 듣고 수업하기가 힘들어서 결국 중간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과외는 초등학생 여자아이의 숙제와 독서 등을 보조해주는 과외였는데, 이것 또한 아이가 수업을 너무 하기 싫어해서 수업 진행이 힘들었고 지금은 중지한 상태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과외를 하며 상처도 많이 받고 힘든 일도 많이 겪었습니다. 마지막으로 2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계속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예정인 과외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의 영어와 수학 과외인데,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그런지 조곤조곤 일대일로 하는 과외가 학원보다 잘 맞았는지 저를 언니처럼 생각하고 잘 따라주었습니다.

다양한 학생들을 과외하며 저와 딱 맞는 학생을 찾게 되었고, 비록 주3회 수업이어서 스케줄을 짜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매번 과외를 할 때마다 뿌듯함을 느끼고 스스로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좋은 과외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한 번 잘 구하면 정말 오래 갈 수 있고, 학생을 가르치기 위한 준비 과정이나 가르치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단순한 아르바이트보다도 스스로 콘텐츠를 준비해서 수업을 하는 과외가 의미가 있고, 또 할 수 있는 시기에 경험해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학교 1학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는 과외를 꼽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대학교 1학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 3가지를 소개해 보았는데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이라 개인차가 있을 수도 있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20학번 새내기로 입학하실 여러분도 각자의 로망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말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건 꼭 경험할 수 있을 때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후회할 것이라면, 이미 지나가 버리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도전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 될 테니까요. 그럼 오늘의 칼럼은 이만 여기서 마칠게요. 2019년 한 해 동안 공부하느라 정말 수고하셨고, 2020년에는 행복한 새내기 라이프 보내세요~